일본어 회화를 하다 보면 가장 기초적인 단어에서 말문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알다’입니다.
한국어로는 “나 그 사람 알아”, “나 영어 알아”, “네 마음 알아” 전부 ‘알다’ 하나로 통하지만, 일본어 ‘알다’는 시루(知る)와와카루(分かる)를 엄격하게 구분해서 씁니다.

이 두 단어의 차이를 모르고 무턱대고 썼다가는 상대방에게 “너 영어라는 언어가 뭔지는 아니?”라고 무시하는 투로 말하거나, 연인에게 “나는 너에 대한 정보만 알고 싶어”라고 선을 긋는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어 학습자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 시루(知る)와 와카루(分かる)의 결정적인 차이점과 상황별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참고링크: YouTube – [일본어독학 궁금증 해결소]45. 알다|知る(しる) vs 分かる(わかる)│와카메센세
데이터 수집의 영역: 시루 (知る)
일본어 ‘알다’중 ‘시루(知る)‘는 뇌에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는 행위, 즉 ‘지식(Data)’의 영역입니다.
몰랐던 사실을 들어서 알게 되었거나,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 씁니다.

- 핵심 이미지: 내 머릿속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됨. (OX 문제)
- 예시 상황:
- “그 가게 전화번호 알아?” (번호라는 정보)
- “그 뉴스 알아?” (소식을 들었는가)
- “다나카 씨를 알아?” (이름이나 얼굴을 아는가)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영어 할 줄 아세요?”라고 물을 때입니다.
이때 “에이고오 싯테 이마스카?(영어를 아십니까?)”라고 묻는다면, 이는 “영어라는 언어의 존재를 아십니까?”라는 뉘앙스가 되어버립니다. 듣는 사람은 “당연히 알지, 나를 바보로 아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루(知る)는 단순한 정보의 소유 여부를 묻는 차가운 단어입니다.
‘할 수 있다(능력)’나 ‘이해했다(공감)’의 뜻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루(知る)와 와카루(分かる)를 구분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해와 공감의 영역: 와카루 (分かる)
반면 ‘와카루(分かる)’는 머릿속에서 정보를 처리하고 소화하는 과정, 즉 ‘이해(Understanding)’와 ‘능력’의 영역입니다.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거나, 감각적으로 파악했거나, 상대방의 기분에 공감할 때 씁니다.

- 핵심 이미지: 아하! 하고 깨닫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 예시 상황:
- “이 문제 푸는 법 알겠어?” (논리적 이해)
- “영어 할 줄 알아?” (언어 구사 능력)
- “그 기분, 나도 알아.” (감정적 공감)
따라서 앞서 예로 든 “영어 할 줄 아세요?”는 반드시 “에이고가 와카리마스카?”라고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영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능력이 있습니까?”라는 올바른 질문이 됩니다.
일본어 ‘알다’로 사용되는 시루(知る)와 와카루(分かる)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을 존중하는 질문이 될 수도, 무례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간관계에서의 일본어 ‘알다’ 사용법
일본어 ‘알다’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바로 인간관계입니다.

여러분이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고백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 “키미오 시리타이 (君を知りたい)”: 너를 알고 싶어.
- 뉘앙스: 너의 이름, 직업, 취미 같은 정보를 알고 싶어. (관심의 시작)
- “키미오 와카리타이 (君を分かりたい)”: 너를 알고 싶어.
- 뉘앙스: 너의 속마음, 가치관, 고민을 이해하고 싶어. (깊은 관계)
만약 연인이 싸우고 나서 “너는 나를 너무 몰라!”라고 화를 낼 때, “난 너 알거든?(오레와 오마에오 싯테루!)”라고 받아치면 큰일 납니다. “난 네 신상정보 다 알거든?”이라는 뚱딴지 같은 소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너의 마음을 이해하지(와카루) 못해서 미안해”라고 해야 합니다.
이처럼 사람에게 쓸 때 시루(知る)는 ‘지인 관계(아는 사이)’, 와카루(分かる)는 ‘이해하는 관계(깊은 사이)’를 나타냅니다. 시루(知る)와와카루(分かる)를 잘못 쓰면 나의 진심이 왜곡되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일본어 ‘알다’의 시루(知る)와와카루(分かる)는 한국어의 ‘알다’ 하나로 퉁칠 수 없는 섬세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루(知る): 단순 정보, 지식, 뉴스, 이름. (Data)
- 와카루(分かる): 논리적 이해, 공감, 능력, 언어. (Process)
- 주의사항: 능력을 물을 때(영어 등)는 반드시 ‘와카루’를 쓸 것.
이 두 단어의 뉘앙스 차이만 확실히 잡아도, 여러분의 일본어는 훨씬 더 깊이 있고 세련되어질 것입니다.
오늘부터는 상황에 맞춰 시루 와카루를 정확하게 골라 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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