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가거나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우리가 평소 외래어라고 생각하며 썼던 단어가 통하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가타카나 단어들 중에는 당연히 영어일 것이라 짐작했지만, 사실은 독일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에 뿌리를 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단어를 외우는 것을 넘어, 일본이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역사적 궤적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오늘 소개해 드릴 대표적인 단어들을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 한글 뜻 | 일본어 표기 (발음) | 유래한 나라 |
| 엑스레이 | レントゲン (렌토겐) | 독일 |
| 아르바이트 | アルバイト (아루바이토) | 독일 |
| 거즈 | ガーゼ (가제) | 독일 |
| 빵 | パン (빵) | 포르투갈 |
| 컵 (물잔) | コップ (코뿌) | 포르투갈 |
| 카드 게임 | かるた (카루타) | 포르투갈 |
| 피망 | ピーマン (피만) | 프랑스 |
| 바지 | ズボン (즈봉) | 프랑스 |
| 핀셋 | ピンセット (핀셋토) | 네덜란드 |
| 유리 | ガラス (가라스) | 네덜란드 |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 속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나라의 언어가 숨어 있습니다. 지금부터 각 언어별 유래와 배경을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참고링크: 나무위키 – 일본어의 외래어
의학 및 학술 분야에서 독일의 흔적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엑스레이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렌토겐’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엑스레이를 발견한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렌트겐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메이지 시대 당시 일본이 독일의 의학 체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의학 용어의 상당 부분이 독일어로 정착되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우리가 흔히 아르바이트라고 부르는 단어 역시 독일어의 ‘Arbeit(노동)’에서 유래했습니다. 영어로는 ‘Part-time job’이라고 해야 통하지만, 일본에서는 독일어 발음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또한 상처에 붙이는 거즈 역시 독일어인 ‘가제’로 통용됩니다. 이처럼 학술적인 성격이 강한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를 살펴보면 과거 독일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과의 해상 무역이 남긴 용어
일본이 가장 먼저 접촉했던 서양 국가 중 하나가 포르투갈입니다. 에도 시대 이전부터 교류가 있었기에 일상적인 먹거리나 물건 중에는 포르투갈어에 뿌리를 둔 단어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빵’입니다. 영어의 ‘Bread’와는 전혀 다른 발음인데, 이는 포르투갈어인 ‘Pão’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흔히 ‘컵’의 일본식 발음이라 생각하는 ‘코뿌’ 역시 포르투갈어 ‘Copo’에서 온 말입니다. 또한 카드 게임을 뜻하는 ‘카루타’는 포르투갈어 ‘Carta’에서 왔으며, 별사탕을 의미하는 ‘콤페이토’ 역시 포르투갈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렇듯 생활 밀착형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 속에는 포르투갈과의 오랜 교류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패션과 미식 분야의 프랑스어 유래
예술과 패션 분야에서는 프랑스어의 영향이 두드러집니다. 우리가 흔히 피망이라고 부르는 채소는 영어로 ‘Bell pepper’이지만, 일본에서는 프랑스어로 고추를 뜻하는 ‘Piment’를 가져와 ‘피만’이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특정 전문 분야에서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의 특징은 그 분야의 선진국 언어를 그대로 차용했다는 점입니다.
바지를 뜻하는 ‘즈봉’ 역시 프랑스어의 ‘Jupon’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또한 ‘앙케이트’, ‘데뷔’, ‘데생’ 등 예술과 사회 조사 분야의 단어들도 영어식 발음 대신 프랑스어 원음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어휘들은 일본어의 표현력을 한층 다채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네덜란드 학문의 유산인 전문 도구들
에도 시대 유일하게 교류가 허용되었던 네덜란드의 흔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흔히 핀셋이라고 부르는 도구는 네덜란드어 ‘Pincet’에서 유래하여 일본에서 ‘핀셋토’가 되었습니다. 유리잔을 뜻하는 ‘가라스’ 역시 영어의 ‘Glass’와 비슷해 보이지만 네덜란드어 ‘Glas’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습니다. 서양 학문을 네덜란드어로 배우던 시절의 문물들이 현재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의 일부로 굳어진 사례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국가의 언어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영어라고 굳게 믿고 썼던 표현들이 실제로는 독일어였거나 포르투갈어였다는 사실은 언어 학습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여행이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의 정확한 정체를 아는 것은 언어의 역사성을 이해하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일본에서 정착된 외래어 발음은 원어와 차이가 큰 경우가 많고 의미가 변형된 경우도 있어, 국제적인 소통을 할 때는 원래의 영어 표현을 함께 알아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늘 정리해 드린 정보가 여러분의 상식을 넓히고 더 정확한 소통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어로 사용되는 외국어를 공부할 때는 단순히 단어만 외우기보다 그 단어가 들어온 시대 배경을 함께 상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러면 훨씬 더 기억에 오래 남고 재미있는 학습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주변의 단어들 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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