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바로 이름을 짓는 일일 것입니다. 내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세련된 이름처럼 보여도, 국경을 넘어가면 전혀 예상치 못한 뜻으로 변질되어 사람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하는 거대 기업들이 이런 언어적 차이를 놓치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오늘은 글로벌 브랜드 작명 과정에서 벌어진, 믿기 힘들 정도로 황당하고 웃긴 에피소드들을 모아봤습니다.
※ 참고링크: BBC – 뷰익 ‘자위용’ 자동차, 이름 변경
야생 고양이가 졸지에 민망한 단어로?
일본 미쓰비시의 대표적인 SUV인 ‘파제로’는 아르헨티나 남부 지방에 사는 야생 고양이의 이름에서 따온 강인한 명칭입니다. 험난한 산길을 거침없이 달리는 자동차의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지는 이름이었고, 실제로 성능 또한 매우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이 차가 스페인어권 국가에 상륙했을 때, 현지인들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였습니다. 스페인어권 일부 지역에서 ‘파제로(Pajero)’는 성적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아주 저급하고 민망한 비속어로 쓰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심 차게 내놓은 신차가 졸지에 부끄러운 단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결국 미쓰비시는 해당 지역에서 모델명을 ‘몬테로(Montero)’로 급히 변경해야 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작명 시 현지 슬랭을 체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전설적인 사례로 남았습니다.

브라질 남성들의 자존심?
포드자동차가 브라질 시장에 출시했던 소형차 ‘핀토’ 역시 이름 때문에 굴욕을 맛봤습니다. ‘핀토’는 원래 점박이 말을 뜻하는 귀여운 이름이었지만, 브라질 포르투갈어로는 전혀 다른 의미로 통했습니다. 속어로 ‘핀토’는 ‘매우 작은 남성 성기’를 조롱할 때 쓰는 민망한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남성성을 중시하거나 강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이런 이름은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습니다. 차를 타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웃음거리가 될 상황이니 판매량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죠. 포드는 결국 브라질에서만 이름을 ‘코르셀(종마)’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작명이 현지 정서와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해프닝 중 하나입니다.

우리 차 타면 죽으러 갑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 메르세데스-벤츠도 중국 진출 초기에는 이름 때문에 진땀을 흘렸습니다. 처음에 벤츠를 중국어 발음대로 음차해서 만든 이름이 ‘벤시(Bensi, 奔死)’였는데, 이게 중국어로 읽으면 ‘죽음을 향해 질주하다’라는 아주 불길한 뜻이 되어버렸습니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동차 브랜드 이름에 ‘죽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니, 중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벤츠는 서둘러 ‘벤치(Benchi, 奔驰)’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다행히 이 이름은 ‘힘차게 달리다’라는 긍정적인 뜻을 담고 있어 현재는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한자의 발음만 따오다가 뜻을 놓쳤던 이 사례는 글로벌 브랜드 작명의 정교함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청결함의 상징이 유흥업소?
미국의 티슈 브랜드 ‘퍼프(Puffs)’는 부드럽고 푹신한 느낌을 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티슈가 독일 시장에 나갔을 때, 독일인들은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습니다. 독일어로 ‘퍼프(Puff)’는 ‘사창가’를 뜻하는 은어로 널리 쓰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위생적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해야 할 티슈 브랜드가 가장 퇴폐적인 장소를 연상시키는 단어와 겹치게 된 것이죠. 독일의 평범한 가정집 식탁에 올리기에는 너무나 민망하고 부적절한 이름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단어의 어감만 믿고 글로벌 브랜드 작명을 진행했을 때 어떤 황당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시입니다.

기겁한 프랑스인들?
도요타의 스포츠카 ‘MR2’는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이라 언뜻 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어로 이 이름을 읽으면 큰 실례가 됩니다. ‘M-R-2’를 프랑스식으로 발음하면 ‘에메르되(Eh-m-air-deux)’가 되는데, 이게 프랑스어로 ‘똥(Merde)’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거의 똑같습니다.
고급스러운 스포츠카를 샀는데 이름이 ‘똥’이라니, 프랑스인들이 기겁할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도요타는 프랑스 현지에서 숫자 2를 떼고 그냥 ‘MR’이라고만 불렀다고 합니다.
글로벌 브랜드 작명 과정에서 발음의 유사성 검토가 누락되었을 때 발생하는 허무하고도 웃긴 상황입니다.

하와이의 휴양지가 포르투갈에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코나는 하와이의 유명한 지명에서 이름을 따온 세련된 명칭이지만, 포르투갈에서는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되었습니다. 포르투갈어권에서 ‘코나(Cona)’는 여성의 성기를 아주 비하하는 저급한 비속어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는 포르투갈 시장에서 차 이름을 그대로 쓸 수 없었고, 결국 ‘카우아이(Kauai)’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출시해야 했습니다. 이름 하나 때문에 엠블럼부터 홍보 자료까지 싹 고쳐야 했던 이 사건 역시 글로벌 브랜드 작명의 난이도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름은 역시 신중해야!
이렇게 큰 글로벌 기업들도 이름 하나 때문에 전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거나 막대한 수정 비용을 쓰기도 합니다. 우리 독자들 입장에서는 그저 재미있는 가십거리일 수 있지만,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들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글로벌 브랜드 작명 잔혹사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이름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배꼽 잡는 유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흥미롭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글로벌 브랜드 작명은 단순히 예쁜 이름을 짓는 것이 아니라 타 문화에 대한 깊은 존중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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