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방영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우리 사회의 아픈 과거를 다시 한번 소환했는데, 바로 1997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재개발 현장을 피로 물들였던 적준 용역 사건입니다. 과거를 되짚는 것을 넘어, 현재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은 무엇일까요?

1997년 전농동의 비극
1990년대는 전국적으로 재개발과 신도시 건설 열풍이 뜨거웠던 시기입니다. 개발의 속도는 그야말로 눈부셨고, 낡은 주택가와 빈민촌은 하루가 다르게 고층 아파트로 변해갔습니다. 하지만 그 빛나는 성장 이면에는 힘없는 사람들의 눈물과 비명이 숨겨져 있었는데, 꼬꼬무에서는 당시 악명 높았던 용역 업체 ‘적준’이 재개발 반대 주민들을 향해 상상할 수 없는 폭력을 어떻게 휘둘렀는지 생생하게 보여줬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용역들은 새벽에 주민들이 잠든 사이 무단으로 침입해 몽둥이와 쇠 파이프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는데, 주민들이 사는 집을 부수고, 살림살이를 내동댕이치는 등 재산을 파괴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으며, 심지어 사람이 있는 집 안으로 돌을 던져 창문을 깨고, 어린아이들을 계단 아래로 던지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인간이길 포기한 이 잔혹한 만행은 적준 용역이라는 이름으로 자행 되었습니다.
※ 참고링크: YouTube – SBS 스페셜 “철거왕”
침묵했던 공권력 그리고 무너진 정의


방송을 보면서 가장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이러한 폭력 사태가 일어나는 동안, 공권력인 경찰이 이를 방관했다는 내용 이였는데, 경찰은 주민들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으며, 오히려 용역들의 편에 서서 주민들을 제지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고 합니다.
방송은 적준 용역 사건이 재개발을 둘러싼 거대한 이권 앞에서 법과 정의가 어떻게 무력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슬픈 역사라고 지적했는데, 당시 재개발 사업은 국가 경제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강력하게 추진되었고, 이 과정에서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행사, 건설사와 공권력 간의 유착이 팽배했습니다. 주민들의 저항은 종종 불법으로 규정되었고, 용역은 그들을 강제로 몰아내는 비공식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이 같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적준 용역과 같은 사설 폭력 집단이 활개 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는 없어야 할 역사
꼬꼬무가 재조명한 적준 용역 사건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며,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갈등과 폭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은 과거의 비극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는데, 돈과 효율성을 앞세우기 전에, 사람의 존엄성을 지키고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적준 용역 사건은 돈에 대한 사람의 욕심과 이기심이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늘날에도 재건축, 재개발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을텐데, 이럴 때마다 우리는 1997년 전농동의 비극을 떠올려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폭력과 불의가 힘없는 사람들의 삶을 짓밟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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