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애견호텔을 운영하던 시절,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견종이 있습니다.
진돗개만큼 자존심 강하고, 고양이처럼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개.
바로 시바이누입니다.

호텔에 머무르던 다양한 시바이누들을 접하면서 겉모습만 보고는 절대 알 수 없는 특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오늘은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바이누의 특징과, 입양 전에 꼭 알아야 할 다섯 가지 포인트를 공유드리려 합니다.
1. 겉보기엔 얌전하지만, 자기주관이 확실한 견종
시바이누는 외모만 보면 참 단정하고 조용한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호텔에 처음 들어올 땐 조용히 주변을 살피고 구석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지나면 본색(?)이 드러납니다.
원하는 게 아니면 절대 안 움직이고, 눈빛으로 ‘지금 기분 아니니까 건들지 마’라는 표현을 합니다.
정말, 강아지보다는 고양이에 더 가까운 성향인 것 같습니다.
사실 시바이누는 외모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진돗개와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체형, 꼬리, 귀 모양까지 유사해서 처음 보는 분들은 진돗개로 착각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격 면에서는 상당히 다릅니다.
진돗개가 ‘충성심’이 극단적으로 높은 반면, 시바이누는 자기중심적이고 독립성이 강한 편이죠.
주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감정적으로 깊이 얽히는 타입은 아닙니다.
이런 성향 차이를 모르고 ‘진돗개 느낌이니까 얌전하고 잘 따르겠지’라는 생각으로 입양하시면 금세 당황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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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용하지만 낯가림이 심한 편
시바견은 불필요하게 짖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거나, 예상치 못한 소리에 확실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른 개들과는 잘 어울리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일정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걸 선호했습니다.
초반 적응 기간이 긴 편이라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3. 털갈이 시즌엔 호텔 전체가 털로 가득
이건 정말 체감으로 기억에 남는 부분입니다.
시바견의 털 빠짐은 진짜 심합니다.
체감 상 웰시코기와 맞먹는 정도의 털 빠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청소를 하루에 몇 번씩 해도 한두 마리만 며칠 머물러도 호텔 전체가 털 천국.
특히 환절기에는 이중모 구조 때문에 털갈이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털 빠짐에 민감한 분들은 이 견종과의 생활을 반드시 숙고하셔야 합니다.
4. 사회화가 잘 된 아이는 정말 달랐어요
호텔에 오는 시바견 중에서도 어릴 때부터 다양한 사람, 강아지들과 어울려온 아이는 정말 달랐습니다.
낯선 환경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주변 개들과 인사도 자연스럽게 하고, 켄넬 안에서도 침착했어요.
반대로 사회화가 부족한 시바견은 낯선 환경에서 긴장한 채 짖거나 숨거나, 심지어는 식욕까지 잃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견종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시바견은 사회화 교육이 정말 핵심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5. 훈련은 강요보다 ‘이해’가 먼저입니다
훈련을 맡긴 보호자 분들 중 “앉아, 기다려가 안 돼요” 하시던 분들 많았습니다.
사실 그건 시바견이 못 알아들어서가 아니라, 납득이 안되서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바견은 지능이 높고 독립심이 강해서 명령의 이유를 이해해야 행동에 옮깁니다.
그래서 억지로 시키려 하지 말고, 짧고 명확한 명령 + 보상 방식으로 접근하면 확실히 반응합니다.
특히 칭찬이나 간식에 대한 반응은 매우 즉각적입니다.
시바이누는 예쁘고 똑똑한 개입니다.
하지만 절대 ‘귀여워서’만으로는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예전 애견 호텔을 운영하면서 경험했던 시바견들을 떠올리면 “쉽진 않았지만, 매력은 확실했던 견종”이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만약 입양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그 성격과 특성까지 알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