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김길태와 암흑대왕’ 리뷰: 13세 소녀 살인사건, 그리고 법의 맹점

SBS 꼬꼬무 ‘김길태와 암흑대왕’ 편, 충격적인 부산 여중생 살인 사건을 재조명합니다.
김길태의 사건을 살펴보고 심신미약 감형으로 악용되는 법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끔찍한 사건의 시작

2010년 3월, 부산 사상구의 재개발 예정지.

빈집이 늘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던 동네의 어느 한 주택 보일러 물탱크 속에서 충격적인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시멘트, 벽돌 등으로 덮여 있던 시신을 옮기는 과정에서 시신의 손상과 그로 인해 신원 확인의 어려움을 예상한 경찰이 물탱크를 통째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 신원을 확인한 결과, 이는 불과 100미터 거리에서 살던 13세 실종 여아 정민아(가명) 양 이였습니다.

민아 양은 시신으로 발견되기 10일 전 쯤 집에서 사라져 실종 신고가 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실종된 아이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동네 주민들에게 큰 충격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침입한 범인에게 납치된 후 살해되어 물탱크에 유기 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경찰 조사가 시작되었고 민아 양의 집 거실에서 김길태의 신발과 동일한 족적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김길태에 대한 즉시 긴급 체포를 결정했습니다.

※ 참고링크: 위키백과 – 김길태


범죄자의 정체와 주민들의 공포

김길태의 신원을 파악하던 경찰은 그가 이미 20대 여성 성폭행 혐의로 수배 중인 상태임을 확인했습니다.
2001년 성폭행으로 8년형을 선고 받고 출소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저지른 범죄였습니다.

도주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김길태의 추가 범행으로 판단한 경찰은 성폭행 및 납치 살해 혐의를 더해 김길태를 공개 수배했습니다.

사건이 터진 동네는 다시 한번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공개 수배가 된 범죄자가 동네 주민 김길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전과 8범이었던 김길태는 평소 이웃 여성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수차례 저질렀는데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살인 용의자가 되어 공개 수배가 되었으니 동네 주민들에게 김길태의 존재는 2차 공포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김길태를 어린 시절 입양해 키운 양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고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1 vs 4만 숨 막히는 추격전, 그리고 검거

도주 중이던 김길태는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자수가 아닌, 20대 여성 성폭행은 인정하면서도 민아 양 사건은 모두 부인하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당시 단서인 족적을 제외하고 김길태의 범죄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했던 상황.
그러나 피해자 신체에서 김길태DNA가 검출되면서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확보되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형사총동원령을 내려 헬기, 특수견 투입 등 4만명을 김길태 수색 및 검거에 동원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복싱으로 다져진 김길태의 날렵함은 검거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동네 지리에 익숙하고 빈집에 은신해 경찰의 추적을 교묘히 피해 다녔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경찰 두세 명이 덤벼도 절대로 못 잡는다”는 말이 돌 정도였습니다.

계속되는 검거 실패로 주민 불만이 커지던 중, 시장 일대에서 반복적인 도난 신고가 접수되면서 김길태의 은신처가 시장 주변임을 확신했습니다.

시장 일대의 대대적인 수색이 다시 시작되었고 어느 건물 3층 옥상을 수색하던 한 경찰에게 발각된 김길태는 순식간에 다른 옥상으로 뛰어넘고, 건물 아래로 몸을 날려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타고 내려가는 날쌘 몸놀림으로 도주를 시작하였습니다.
3명의 경찰이 추격하고 포위망을 좁혀오자, 김길태는 자신을 막아선 경찰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도주를 이어갔지만 지금 못 잡으면 기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 특수부대 출신의 경찰이 몸을 날리고 목을 제압하면서 마침내 김길태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체포 후에도 김길태는 DNA 증거의 의미를 알지 못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DNA라는 과학적 증거로 압박하며 살인 자백을 유도했으나 난항을 겪었습니다.

이때 투입된 권일용 프로파일러김길태의 심리를 파고들어 친구와의 연결고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결국 범행 자백을 이끌어냈습니다.


김길태와 암흑대왕 그리고 심신미약

검찰은 김길태에게 강간·살인 혐의로 사형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김길태는 항소하며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는데, 이것이 바로 꼬꼬무 김길태와 암흑대왕 편의 제목이 된 ‘암흑대왕’ 주장입니다.

김길태는 자신을 조종하는 ‘다른 차원의 존재(암흑대왕)’ 때문에 범죄가 일어났다며, 심신미약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는 형량을 줄이기 위한 명백한 법 제도 악용 시도였습니다.

  • 1차 진단:
    초기에는 과거 약물 치료 이력 등을 종합해 뇌전증 진단이 나왔습니다.
  • 2차 진단과 재판부:
    조두순 사건 이후 심신미약 감형에 대한 민심을 의식한 재판부는 서울대 병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검사 결과, 측두엽 뇌전증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고, 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 2심 감형과 최종 판결:
    2심 재판부는 “법률상 심신미약은 아니지만 정상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우발적 범행 성격이 있으며 사형은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김길태는 2심 결과에도 불복해 다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최종 확정되어 현재까지 복역 중입니다.

※ 참고링크: YouTube – ‘심신미약’ 주장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 최종 확정!│SBS STORY


누구를 위한 심신미약인가? 법 제도 개선의 절실함

꼬꼬무 김길태와 암흑대왕 편이 던진 가장 무거운 메시지는 강력 범죄자들의 심신미약 감형 악용 문제였습니다.

형법 제10조의 심신미약 감형 규정은 좋은 취지였겠으나, 이제는 흉악범들이 형량을 줄이는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꼬꼬무 출연진의 외침처럼, ‘심신미약이라는 단어가 이제 사회적 불안을 불러오는 단어가 되었다’는 현실은 무겁게 다가옵니다.
피해자는 목숨과 평생의 상처를 잃었음에도, 가해자는 법의 허점을 이용하려 합니다.

꼬꼬무 김길태와 암흑대왕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안전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심신미약 판단 기준을 강화하고 법 제도의 허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피해자가 추가적인 상처와 고통을 받는 일이 없는 세상을 간절히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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